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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놀토, 90년대생에게만 남은 특별한 기억

by Shawn.M 2025. 9. 16.

추억의 놀토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한국의 학생들에게는 특별한 제도가 있었습니다. 바로 ‘토요휴업제’, 흔히 ‘놀토(노는 토요일)’라 불리던 제도입니다. 지금의 초·중·고 학생들은 전혀 경험하지 못했지만, 90년대생이라면 누구나 학창시절의 추억처럼 기억하고 있을 ‘놀토’. 한 달에 두 번씩 찾아오던 작은 해방감과, 그 속에서 펼쳐졌던 다양한 일상 이야기를 돌아보며 ‘추억의 놀토’를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노는 토요일, 놀토

놀토는 매달 둘째, 넷째 주 토요일에 학교에 가지 않고 쉴 수 있었던 제도를 가리킵니다. 원래 우리나라 학교는 2004년까지만 해도 매주 토요일에 정상 등교를 했습니다. 그러다 정부가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학교도 같은 흐름에 맞춰 2005년부터 순차적으로 토요휴업제를 시행했습니다.

 

처음에는 매달 마지막 토요일만 쉬었지만, 2006년부터는 매달 둘째 주와 넷째 주 토요일이 공식 휴업일로 지정되면서 학생들에게는 월 2회의 ‘놀토’가 생겼습니다. 반대로 토요일에 학교에 가야 하는 날은 ‘공토(공부하는 토요일)’ 또는 ‘등토(등교하는 토요일)’라고 불리며, 이때는 평일과 달리 특별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참관수업, 운동회 같은 행사가 자주 배치되곤 했습니다.


놀토가 주던 특별한 즐거움

놀토는 단순히 학교를 쉬는 날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이전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당연하게 등교했던 학생들에게는 한 달에 두 번 찾아오는 기분 좋고 소중한 여유였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친구들과 놀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특히 토요일이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에는 ‘3주 연속 놀토’라는 진귀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달은 학생들 사이에서 마치 보너스를 얻은 듯한 기쁨으로 회자되곤 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대체공휴일 제도가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놀토와 공휴일이 맞물려 생기는 연속 휴일은 더없이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90년대생들만의 추억

놀토는 1990년대생 학생들의 학창시절을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입니다. 놀토가 있었던 기간에 등교했던 유일한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1993년생은 고등학교 졸업 직후 놀토가 사라졌고, 1996년생은 고등학교에 입학할 즈음 전면 주5일제가 시행되었습니다. 또 1999년생은 중학교 입학과 함께 더 이상 놀토를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94년생, 95년생은 각각 한창 재밌게 놀고 다니기 시작하는 시기인 초등학교 5학년, 4학년 때 부터 놀토가 시작되어 놀토가 주는 행복감을 가장 많이 느낀 세대입니다. 2000년생 이후 태어난 세대들은 놀토가 특별하다기 보다는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놀토2

 

결국 2004년생이 초등학교 입학 첫 해 마지막으로 놀토를 겪은 세대가 되었고(사실상 기억 못하는), 2005년 이후 태어난 학생들은 놀토라는 단어를 전혀 모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놀토는 정확히 90년대생만(특히 90년대생 중반) 기억하는 학창시절의 과도기적 즐거운 풍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놀토와 함께 사라진 것들

놀토는 단순히 등교 여부만이 아니라 학교 문화 전반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많은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이나 학예회, 운동회 같은 행사를 갈토(등교하는 토요일)에 맞춰 운영했는데, 전면 주5일제가 시행되면서 이런 행사들은 모두 평일로 옮겨졌습니다. 그 결과 학부모들의 참여가 줄어들었고, 행사 규모도 점차 축소되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또한 놀토가 사라진 뒤에는 수업 시수를 맞추기 위해 방학이 짧아지고,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7교시 수업이 신설되는 등 새로운 부담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당시 학생들 입장에서는 ‘토요일은 쉬지만 방학은 줄었다’는 아쉬움도 남겼습니다.


현재의 놀토

2012년 3월부터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토요일 등교는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놀토’라는 단어 자체도 학생들에게는 낯선 개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오히려 2018년부터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이 큰 인기를 끌면서, 요즘 세대에게 ‘놀토’는 학창시절이 아닌 예능의 줄임말로 더 익숙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놀토’는 짧았지만 많은 학생들의 학창시절을 특별하게 만든 제도였습니다. 한 달에 두 번 찾아오던 작은 휴식은 90년대생들에게만 남은 독특하고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이제는 사라진 제도지만, 당시의 설렘과 여유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서 빛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학생들에게는 상상하기 어려운 제도일지라도, 우리 세대에게 ‘놀토’는 단순한 토요일이 아니라 학창시절의 소소한 행복이자 특별한 추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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